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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PRAUDEN

위조 접착 다운의 과학적 분석법

위조 접착 다운의 과학적 분석법
2018-09-12

올해 들어 다운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비양심적인 업체들이 소위 ‘접착 다운(Glued Down, 胶水绒)’으로 불리는 위조 다운을 천연 다운에 섞어 판매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위조 접착 다운 주의 경보 바로가기

다운 업계는 갈수록 교묘해지는 위조 수법으로 인해 위조 다운의 유통량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될 소비자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운 업계에서는 접착다운의 유통망 추적 및 과학적 판별 방법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제우모협회(IDFB, The International Down and Feather Bureau)는 2017년부터 기술위원회를 통하여 접착다운과 관련된 정보를 회원사에 공유하고 있으며 국제우모협회의 인증시험기관들과 함께 접착다운의 분석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종합시험인증기관인 FITI시험연구원이 접착다운의 분석방법에 대해 선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국제우모협회 정기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하였다.

<접착 다운 분석 방법 발표 장면, 2018년 6월 국제우모협회(IDFB) 정기총회>

해당 연구를 주도한 발표자인 FITI시험연구원 김태우 팀장(이학박사)의 동의를 얻어, 접착다운의 분석방법을 다음과 같이 본지에 게재한다.

 

1. 접착다운의 개요

접착다운은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하여 분쇄 닭털 섬유(CFF, chicken feather fiber)를 정상적인 다운에 부착시킴으로써 다운의 질량을 증가시켜 판매하는 속임수의 일종이다. 분쇄 닭털 섬유는 원래 폐기물로 매립되던 닭털을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하여 단열재나 복합재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으나 일부 부도덕한 제조자들이 우모 충전재에 혼입시킴으로써 불공정한 이익추구를 위해 오용되고 있다. 접착다운의 제조방법과 문제점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육안 관찰 분석(Macroscopy analysis)

육안으로 정상적인 솜털 송이(down cluster)를 관찰하면 솜털 송이 내부에 성장의 중심이 되는 하나의 코어(core)를 볼 수 있다. 반면, 접착다운은 접착제에 의하여 솜털 송이들이 뭉치게 되므로 여러 개의 다운 코어가 관찰된다.

<정상 솜털 송이(좌)와 접착 다운 송이(우)>

핀셋으로 접착 다운 송이를 잡고 흔들어 주면, 여러 개의 작은 솜털 송이와 수많은 오라기로 분리된다. 분리된 솜털 송이들은 보통 정상적인 솜털 송이처럼 구형이 아니며 길쭉하거나 찌그러진 형태 등 비정상적인 모양을 나타낸다.

<접착 다운 송이(좌)와 접착 다운 송이에서 분리된 성분들(우)>

접착 다운의 솜털 송이 내부에는 솜털 오라기와 깃털 오라기들이 단단하게 얽혀 있어서 핀셋으로 흔드는 동작으로는 쉽사리 분리되지 않는다. 때로는 닭털 오라기가 엉켜있는 모습이 육안으로 관찰되기도 한다.

접착 다운의 솜털 핵은 솜털 오라기와 깃털 오라기들이 단단하게 얽혀 있어서 핀셋으로 터는 동작으로는 쉽사리 분리되지 않는다. 핵에 육조(닭)의 오라기가 엉켜 있기도 하다.

<접착 다운 송이에서 발견된 분쇄 닭털 섬유>

3. 현미경 관찰 분석(Microscopy analysis)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분쇄 닭털 섬유를 육안으로 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접착다운은 정상적인 다운에 분쇄 닭털 섬유를 부착시킨 것이므로 접착다운에서 분리된 오라기를 현미경으로 확대 관찰하여 닭털 섬유의 함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우모의 종은 바뷸(barbule)에 있는 마디(nodes)를 관찰함으로써 구분이 되며 닭털의 바뷸은 대나무의 마디와 같은 독특한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현미경으로 본 오라기의 모습, (왼쪽부터) 거위털, 오리털, 닭털>

 

<접착 다운에서 분리된 오라기(분쇄 닭털 섬유)의 현미경 확대 모습>

 

2건의 접착 다운 시료에서 분리된 오라기를 100개씩을 취하고, 대조를 위하여 정상적인 다운 시료에서도 오라기 100개를 취하여 닭털 섬유의 함량을 비교하였다. 접착다운은 정상다운에 비하여 닭털 섬유가 4~5배 이상으로 존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접착다운 #1접착다운 #2정상 다운
닭털(chicken fiber) 32% 21% 6%
수조(waterfowl)68%79%94%

<접착 다운에서 분리된 오라기의 종(species) 감별 결과 – 접착 다운에는 육조털이 비정상적으로 많다>

 

 4. 펩타이드 질량 분석(Proteomic analysis)

오리털, 거위털 그리고 닭털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더라도 모든 바뷸(barbule)에서 마디(nodes)가 관찰되지는 않는다. 마디가 관찰되지 않는 바뷸의 비율은 상당히 높으며 현미경 분석 시 이런 바뷸들은 분석에서 제외된다. 텍스타일 제품에 사용되는 동물성 섬유의 종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는 현미경 분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동물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펩타이드의 질량을 분석함으로써 동물 종을 감별하는 방법을 ISO/DIS 20418-2로 제정하였다.

각 동물 종은 서로 다른 아미노산의 서열을 가지고 있고 그 동물 종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펩타이드 질량이 존재하게 된다. 펩타이드 질량분석에서 거위털과 오리털은 1171 m/z에서 수조류가 가지는 특이질량을 나타내고 닭털은 1202 m/z에서 특이질량을 나타낸다. 접착다운은 정상적인 거위털 또는 오리털에 분쇄 닭털 섬유를 부착한 것이므로 아래 그림과 같이 1171 m/z와 1202 m/z에서 동시에 특이질량이 관찰된다. 1171 m/z와 1202 m/z 피크의 상대적인 크기로 볼 때 접착다운에 상당한 정도의 분쇄 닭털 섬유가 함유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거위털, 오리털, 닭털, 접착다운의 펩타이드 질량분석 결과>

상기와 같이 과학적 분석 방법을 통해 접착 다운을 판별해 내는 방법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다운 원료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이러한 연구는 필요하지만, 그보다 잘못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저질 제품을 생산 및 유통하는 악성 업체들이 하루빨리 업계에서 퇴출되어야 그들이 조장하고 있는 업계 불신을 종식하고 더 나아가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를 감수해주신 FITI시험연구원의 김태우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달 드립니다.

 

By 프라우덴 소싱파트, 이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