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산업과 생분해성 소재
2019-05-14
패션 산업 전반이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가운데, 생분해성 소재가 재조명 받고 있다. 생분해성(biodegradable)이란 자연환경에서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될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어떤 소재가 생분해될까?
유기농 면, 실크, 양모, 캐시미어, 마, 리넨 등의 천연 소재가 생분해된다. 반면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나일론, 레이온 등의 화학 기반 소재는 분해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섬유와 천연섬유>
이미지 출처: T for Textile
다운도 생분해될까?
다운도 대표적인 생분해 소재이다. 깃털과 솜털을 포함한 조류의 털은 약 90% 이상이 케라틴이라는 단백질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깨끗이 세척하고 말린 상태의 털은 건조한 상태에서 미생물의 접촉 없이 보관한다면 반영구적으로 보관이 가능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물, 토양 등과 접촉한다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깃털이 생분해되고 남은 물질은 유기물질이 풍부해, 가공하여 가축의 사료로 활용되거나, 그대로 퇴비로 활용되기도 한다.
<생분해된 깃털의 성분 분석표,
유기물과 질소가 풍부하여 친환경적이다.>
<생분해된 깃털의 잔여물을 비료로 활용한 실험,
오른쪽으로 갈수록 깃털 잔여물을 많이 혼합한 토양으로, 식물이 더 싱싱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Poultry feather waste management and effects on plant growth
by J. C. Joardar · M. M. Rahman
화학 기반의 섬유 생산 비율 높아
<국제 연간 섬유 생산량>
출처: Textile Exchange
1941년 폴리에스터가 발명된 이후, 경제성과 대량 생산의 편의성으로 폴리에스터 소재의 사용량은 급증하여, 2017년 기준 전 세계 섬유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된 폴리에스터 기반 섬유는 매립으로 이어져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하여 섬유를 생산하거나, 생분해가 가능한 화학섬유를 만드는 등 각 브랜드의 다방면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생분해 소재 사용에 참여하는 기업들
스웨덴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후디니(Houdini)는 생분해 컬렉션을 선보였다. 수명을 다한 옷을 생분해시켜 비료를 만들고, 이 비료를 양분 삼아 자란 식재료를 요리하여 의류의 생분해성을 보여주었다.
<후디니 메뉴>
이미지 출처: SUSTON
스웨덴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Röjk Superwear는 2020년까지 자사의 모든 제품을 – 지퍼와 단추, 원단, 염색까지 전 공정에 걸쳐 – 천연 소재와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뉴욕 기반의 바이오 소재 회사인 AlgiNnit는 해조류로 섬유를 만들고, 박테리아를 활용한 천연 염색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AlgiKnit의 니트 패널 샘플(좌), 해조류로 염색한 원단(우)>
이미지 출처: Material Driven, Scientific American
매년 800억 벌의 옷이 판매되고, 이중 단 10%만이 재사용, 재활용, 기부 등으로 활용되며, 나머지 90%는 매립되어 메탄가스를 발생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한다(출처: The True Cost). 상당량의 의류가 매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재, 생산부터 폐기까지 자연 친화적으로 진행되는 천연 소재와 생분해성 소재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By 프라우덴 브랜드 파트, 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