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Down) 전문가 프라우덴이 전하는 다운 침구 고르는 법II – 표기 기준 편
2017-01-19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영국의 귀족들은 템즈 강가의 백조의 털을 이용하여 이불과 베개 등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렇듯 우모 제품은 400여 년 전부터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폭 넓게 사용되어 왔다. 오랜 다운 산업 역사와 함께 수조류의 사육 및 우모 가공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며 국가별 우모 제품 표기 기준이 정립되었다. 한국의 경우 1993년, 공업진흥청 산하 한국의류검사소(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주관 하에 오리털 관련 한국 표기 기준(KS)이 제정되었다. 당시 프라우덴의 모기업인 태평양물산이 한국의 대표 우모 생산 업체로서 해당 규격 제정에 참여하였으며, 관련 기준은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홈쇼핑, 병행 수입, 해외 직구 등 완제품의 다양한 유통 경로로 인해 한국 표기 기준에 따르지 않은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은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최근 소비자원에서 진행한 구스 이불 검사에서 일부 브랜드의 제품이 문제가 된 것 또한, 해외의 표기 기준이 적용된 제품을 국내 기준에 맞추어 수정하지 않고 판매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보통 다운 제품의 표기 기준 정보는 해당 산업 전문가들이 이해해야 할 분야이나, 이처럼 표기 기준 관련 문제가 대두함에 따라 제품의 품질과 큰 영향이 있는 일부만을 추려 소개하고자 한다.
<못 믿을 ‘구스다운’ 이불, 3개 중 1개 거위털 절반>
출처: MBC 뉴스
한국소비자원이 구스 다운 이불 조사 결과, 9개 중 3개 제품의 거위털 함유량이 한국 기준인 80%에 못 미쳤다.
다운 90% 표기, 실제 다운 함량은 71.25%?
*단위는 함량 비율(%)이며, 표기된 함량 비율(%)은 최소 기준임
* ‘-’ 표기는 해당 기준 없음을 의미
<각 국 라벨 표시 별 실제 솜털 충전 비율>
국내법상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우모 제품은 한국 기준인 KS 기준으로 표기되어 판매되어야 하지만, 수입품은 각 수입국의 규격을 그대로 표기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많은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다운 100%’ 제품이다. 한국 기준에서 ‘다운 100%’는 표기 기준은 있으나, 실제로는 표현 그대로 ‘생산이 불가능’하다. 가공 및 생산 과정에서 솜털에서 떨어져 나오는 오라기(fiber), 분진 등이 다운 제품에 불가피하게 포함되기 때문이다. 유럽 기준의 ‘다운 100%’ 제품들은 국내 표기 기준으로 ‘다운 95%’ 혹은 ‘다운 90%’의 제품이다.
<다운 함량 90% 표기 시, 국가별 기준에 따른 실제 솜털 함량 비교>
이와 유사한 상황은 그 외의 표기 기준에서도 발생한다. 다운 90%, 다운 80% 등 동일한 함량 표기라 하더라도, 이를 분석해 보면 실제 함량에서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위 표와 같은 다운 90% 표기의 경우, 유럽과 스위스의 표기 기준으로는 -9.05%, 캐나다 표기 기준으로는 -22.5%까지 실제 다운(솜털) 함량과의 차이를 보인다.
거위털 제품에 포함된 오리털?
우모 혼합율은 보통 ‘순도’라고도 많이 불리는데, 우모 중 거위털이 차지하는 비율을 얘기한다. 원료 채취 및 가공 과정의 특성상, 거위털 속에 어느 정도의 오리털은 자연스럽게 섞이게 되며, 이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이 혼합율을 확인하는 것이 바로 순도다. 똑같이 ‘거위털 제품’이라고 표기되어 있더라도, 어느 나라의 기준인지에 따라 실제로는 오리털이 최대 30%까지 혼합되어 있을 수 있다.
*표기된 함량 비율(%)은 최소 기준
*N/A는 해당 기준 없음(Not Applicable)을 의미
<국가별 다운 제품 표기 기준에 따른 실제 순도 비율>
특히 국내 수입 침구류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산 제품의 경우, 구스 제품(Goose)으로 표기되어 있더라도 순도가 80% 이하이므로 한국 기준으로는 덕 다운 제품에 해당한다. 유럽 기준으로 구스와 덕 혼합 제품(Goose/Duck)으로 표기된 제품의 경우에는 오리털의 비율이 최대 50%에 이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클래스, 탁도… 주의가 필요한 정보들
클래스(Class 또는 Klasse)
클래스는 유럽 내 다운 제품 표기 기준이다. 육조류의 털을 비롯한 재생 우모(재활용된 털), 협잡물 등의 함량 비율에 따라 CLASSⅠ(5% 이하), CLASSⅡ( 5~15%), CLASSⅢ(15% 이상) 등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한국 기준을 따라 생산, 표기한 제품은 이 항목이 모두 5% 이하라는 사실이다.
<우모 제품 한국 표기 기준 – KS STANDARD – 신 KS표준 (KS K2620 : 2014)>
출처: 국가표준인증 통합정보시스템
<수조류 털 제품의 클래스 구분(유럽 표기 기준)>
출처: IDFL
이는 한국 기준을 따른 제품은 모두 CLASSⅠ임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국 표기 기준은 전 세계에서도 매우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CLASSⅡ 이하에 해당하는 제품은 KS 인증이 불가하므로, CLASS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탁도
탁도는 다운의 청결도를 알아보는 시험 항목이다. 다운을 증류수에 용출(녹이듯 혼합)시켜 탁한 정도를 평가하는데 이를 통해 다운이 얼마나 깨끗하게 세척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아래 숫자가 높을수록 용출액의 탁한 정도가 낮다고 보면 된다. 국가별 탁도 기준은 다르지만, 해당 국가 기준에 부합하는 수치라면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N/A는 해당 기준 없음(Not Applicable)을 의미
<각 국의 탁도 합격 기준>
기타: 다운과 페더 표기 순서
일반적으로 함량을 표기할 때는 <다운/페더> 순으로 표기한다. (예: 90/10 = 다운 90%) 하지만 간혹 저 함량의 충전재를 사용하고 다운과 페더의 표기 순서를 바꾸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타제품과 비교하여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한 경우에는 다시 한번 라벨을 살펴보아야 한다
다운 침구는 가격대도 높을 뿐 아니라 한번 구매하면 10년여를 사용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구스 이불 시장 규모가 2014년 630억 원을 돌파했고 연평균 약 34% 성장세를 보이나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다운 침구를 구입한 소비자보다 구입 할 예정인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프라우덴은 명확한 제품 표기 기준에 따라 제품의 품질을 평가 및 비교하여 구매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정보를 쉽고 편안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By 프라우덴 R&D 파트, 오준재/윤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