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패션 산업
2022-09-07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원유 가격, 곡물 가격 등이 폭등하는 등 전 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이다. 패션산업에서도 러시아의 매장을 철수하고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부에 동참하는 등 전쟁에 따른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한 패션산업의 움직임과 고려해야 할 점을 살펴본다.
우크라이나 지지 확산
발렌시아가는 패션쇼에서 눈보라 속 난민처럼 걷는 모델의 모습을 연출하며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애도를 표현했다. 객석에는 우크라이나의 국기를 상징하는 티셔츠를 제공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음악이 없는 침묵의 런웨이로 애도의 심경을 표현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존 레논의 음악 ‘Give Peace a Chance (평화에게 기회를 주세요)’으로 쇼를 마무리하며 평화를 기원했다.
대형 럭셔리 그룹들의 기부 또한 이어졌다. 케어링(Kering)은 유엔 난민 기구에 50만 달러(약 6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고, LVMH는 국제 적십자위원회에 500만 유로(약 67억원)를 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렌시아가 런웨이 좌석에 제공된 티셔츠,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한다>
출처: waitfashion
패션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 선언
전쟁 직후 우크라이나 보그의 편집장 비올레타 페도로바는 전 세계 패션 업계에 러시아에 대한 보이콧에 동참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여러 패션 브랜드들이 러시아에서 영업 중단을 선언했고, Gucci, Balenciaga, Saint Laurent를 포함한 Kering 그룹 또한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온라인 스토어들 Farfetch, Mytheresa, Net-a-Porter 또한 러시아의 오더를 받지 않으며 DHL과 FedEx도 러시아로의 배달을 중단했다. Adidas, H&M, Puma, 유니클로도 러시아 매장을 폐쇄하고 영업을 중단했으며, Nike는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텅 빈 러시아의 쇼핑센터>
출처: dailymail
현재 러시아는 자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자산을 압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패션을 포함한 전 업종에 경고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나이키와 같이 철수 비용을 감수하며 완전한 탈러시아로 돌아설지 아니면 다시 운영을 가동할지, 현재 상황에 대한 빠른 인지와 재빠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러-우 전쟁은 전 세계 공급망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의 패션 전문지 드레이퍼스(Drapers)를 통해 러-우 전쟁이 패션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1. 물류비용 상승: 세계 3위의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이는 글로벌 공급망 전체에 연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년간 코로나 봉쇄로 인한 화물 비용이 이미 증가해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상황은 물류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 가격은 공급 업체와 소매 업체에 전가될 수 있다.
2. 소비 심리 위축, 수요 감소: 러시아 시장의 철수가 글로벌 브랜드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의 거시적 영향과 경기 침체 가능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그 경우 패션에 대한 지출은 생필품에 대한 지출보다 타격을 입을 것이다.
3. 원자재 비용 상승: 원유 가격 인상은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같은 합성섬유 생산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최종적으로 의류 완제품 가격을 인상시킬 수 있으며, 마진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여러 가지로 세계 정세가 어지러운 이 때 패션 업계는 소매 판매 및 생산의 측면에서 모두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By 태평양물산 디자인본부 트렌드팀